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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학자료 체계적 연구, 강원도 정체성 확립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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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연구원이 올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강원국학진흥지원사업비 5억원을 지원받아 6월부터 국학자료 조사·정리사업에 착수해 현재 8,400여점을 수집, 정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정리되는 자료는 시립박물관이나 대학 박물관 등 공공기관에 소장돼 있는 자료가 아니라 민간 소장 자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강릉은 율곡 이이 선생을 비롯해 신사임당, 허균, 허난설헌 등 수많은 역사인물을 배출한 고장이다. 인문전통의 보고와 같은 강릉이지만 이러한 우수한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연구할 수 있는 기관이 없어 여러 한계점을 지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방분권 시대에 각 지방의 역사문화자산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는 그 지역의 정체성을 살리는 길이다. 경북 안동의 한국국학진흥원을 필두로 남명학에 토대를 둔 경남 산청의 한국선비문화연구원, 호남 유학의 정신을 계승하는 광주·전남의 한국학호남진흥원 등이 만들어졌다. 이 연구기관들은 지역 문화 자산을 심도 있게 분석해 지역의 삶의 지표로 삼고 있다. 이들 지역과 비교해 볼 때 강원도의 문화유산 보존과 연구는 빈약하기 이를 데 없다. 퇴계 선생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 율곡 선생의 사상과 철학을 연구하고 정리하는 사업에 매년 2억~3억원의 지원금으로 겨우 명맥만 이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율곡 선생은 시대 흐름을 통찰하는 혜안과 사회 전 분야에 걸쳐 탁견을 두루 갖추신 분이었다. 강릉에는 율곡로가 있고 율곡초등학교, 율곡중학교가 있다. 이 시점에서 율곡을 다시 안타깝게 하는 것은 도민들이 율곡에 대한 가치를 알면서도 예우는 퇴계 선생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실에 율곡연구원이 국비 5억원을 확보해 새로운 연구의 틀을 마련해 나가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번 기회에 강원도의 우수한 문화유산을 정리·활용할 국학진흥기관 육성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발전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토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강원도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강원도 선인들의 얼을 선양하는 작업에 지금부터라도 매진해야 한다. 강릉시민들은 물론 강원도 그리고 강릉시는 율곡연구원의 존재를 다시 인식해야 한다. 율곡연구원에 관심을 기울여 나가야 할 때다. 여기에다 지역의 정치권도 힘을 보태야 한다. 자신들의 권력이 지속되는 것에만 몰두해서는 곤란하다. 즉, 지역의 정치인들은 업적이 잘 보이는 성과 위주의 일에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정신문화 계승에도 열정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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